본문 바로가기
환경 친화적 생활가이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효소 연구 현황

by 오늘의 궁금증 2025. 8. 22.

플라스틱 분해 효소

1. 플라스틱 분해 효소란? 

플라스틱 분해 효소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폴리우레탄(PU) 등 합성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특수 단백질을 의미합니다. 일반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리지만, 특정 효소를 활용하면 화학 결합을 효율적으로 분해하여 분해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최근 환경오염 문제와 플라스틱 쓰레기 증가로 인해, 이러한 효소 연구는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관리 및 재활용 기술 개발의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효소로는 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발견한 Ideonella sakaiensis 박테리아 효소 PETase가 있습니다. PETase는 PET 플라스틱을 분해하여 모노머 단위로 되돌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면 플라스틱을 새로운 소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이처럼 플라스틱 효소 연구는 단순한 분해를 넘어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구현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2. 최근 연구 동향과 성과 

최근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분해 효소의 분해 효율과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단백질 공학 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효소인 PETase(polyethylene terephthalate hydrolase)는 자연 상태에서 30 °C 내외에서 활성화되지만, 평균적으로 PET 필름의 1%를 분해하는 데 2~3주 이상이 소요되는 느린 반응 속도를 보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 기반 단백질 설계와 지향 진화(directed evolution)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연구팀은 아미노산 3개를 변형한 개량 PETase 변이체를 개발하여, 50 °C 조건에서 기존보다 약 6배 빠른 PET 가수분해율을 기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개량 효소는 24시간 내에 평균 60% 이상의 PET 분해율을 달성해,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또한, 단일 효소 기반 접근법을 넘어 PETase와 MHETase(monohydroxyethyl terephthalate hydrolase)를 결합한 이중 효소 시스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두 효소를 최적 비율로 조합하면 PET 분해 부산물인 MHET의 축적을 억제하여, 단일 효소 대비 분해 속도가 최대 3배 이상 증가하고, 반응의 완전 분해율이 9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효소와 미생물을 융합한 생촉매 시스템 개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분리된 Ideonella sakaiensis 균주는 PETase와 MHETase를 동시에 발현하며, 실험실 조건에서 6주 이내에 얇은 PET 필름을 거의 완전 분해하는 능력을 보였습니다. 유럽연합(EU)은 2022년부터 효소 기반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플랜트를 파일럿 규모(연간 수천 톤 처리)로 가동 중이며, PET 폐플라스틱을 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 등 고부가가치 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공정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기존의 기계적 재활용이나 화학적 열분해 방식에 비해 에너지 소모를 최대 40% 절감할 수 있으며, CO₂ 배출량도 약 30% 이상 저감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따라서 효소 공학과 미생물 기반 접근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뿐 아니라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실현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차세대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PETase: 플라스틱 병 같은 PET을 잘게 분해해주는 효소

** MHETase : PET 분해 중간물질인 MHET을 더 잘게 쪼개주는 효소

 

3. 한계와 도전 과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분해 효소의 활용은 아직 산업적 규모 적용 단계로 넘어가기까지 여러 도전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째, 효소 자체의 분해 속도와 내구성이 충분히 높지 않아, 실제 대량의 폐플라스틱을 단기간에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실험실 환경에서는 수일 내에 상당 부분이 분해되지만, 산업 플랜트에서 요구되는 수준인 수 톤 단위 처리 속도에는 아직 미치지 못합니다. 둘째, 실제 폐기물은 PET만이 아니라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나일론 등 다양한 플라스틱이 혼합되어 있는데, 현재 알려진 효소들은 특정 플라스틱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효소 선택성과 효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효소를 생산하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높은 비용과 에너지 소모가 발생하기 때문에, 기존의 화학적 열분해 방식이나 기계적 재활용에 비해 경제적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도 존재합니다. 또한, 효소가 플라스틱을 완전히 분해하더라도, 이를 다시 원료화하고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품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효소 기반 분해 기술이 지속 가능한 해결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히 효소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폐플라스틱 수거·선별·전처리 기술의 고도화가 함께 진행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대규모 산업 적용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미생물 균주 개발, 반응 조건 최적화, 비용 절감형 생산 공정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학계와 산업계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단백질 공학을 통한 효소 구조 개선, 합성생물학을 활용한 미생물 플랫폼 개발, 그리고 반응기 설계 및 공정 자동화와 같은 공정 최적화 연구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다각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플라스틱 분해 효소 기술은 장기적으로 환경 보전과 자원 순환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4. 향후 전망과 적용 가능성 

앞서 말한 여러 한계점은 있지만 플라스틱 분해 효소 연구의 전망은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입니다. 이러한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한 이유는 효소가 특정 플라스틱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소각이나 매립 방식은 환경 오염과 탄소 배출을 동반하지만, 효소를 활용한 분해 기술은 플라스틱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있어 현재 친환경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이라 많은 관심과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PETase와 같은 효소가 실제 산업 공정에 적용된다면, 지금까지 해결하기 어려웠던 폐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이고, 순환 경제 체계를 실현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더 나아가 효소의 변형과 개량을 통해 바이오 플라스틱이나 혼합 플라스틱 같은 다양한 소재에도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 해결을 넘어, 기업의 비용 절감, 신소재 개발, 새로운 산업 창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미래 가치가 매우 큽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제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첫째, 효소의 분해 속도와 안정성이 대량 처리 공정에 충분히 적합한 수준으로 개선되어야 합니다. 둘째, 플라스틱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에서 모든 소재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다기능성 효소 개발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성과가 실제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지원, 기업의 투자, 그리고 소비자의 인식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단계적으로 해결한다면, 효소 기반 분해 기술은 미래 환경 문제 해결의 핵심 도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